소설 가고 싶지 않은 그 길21
서울일보 - 2022.03.31 10:36
아침 식탁에 앉은 유진이가 말이 없다. 맑고 곱게 키우고 싶었는데, 유진이가 슬퍼 보인다. 준석은 아직 일어나지 않는다.“엄마!”“응.”“슬퍼?”유진이의 뜬금없는 물음이 당황스럽다.“유진이는?”“나?”“응.”유진이가 젓가락질을 멈추고 나를 본다. 눈동자가 텅 빈 듯 공허하다. 이내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.“난 슬퍼, 죽고 싶어.”그 말이 내 숨통을 누른다. 그 말이 나를 죽고 싶게 만든다.“엄마가 너무 불쌍해.”“유진아.”“슬퍼하지 않는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죽고 싶어.”유진이가 흐느끼며 울음을 삼킨다. 나는 치밀어 오르는 울분을 추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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